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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소설/[원피스] 다단이 되었다

[원피스 패러디 소설]【14화】아카이누(2)

by THE 관리자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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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아카이누(2)

 

 

터벅 터벅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진동에 이안이 눈을 떴다. 나는 이안을 내려놓고 같이 집으로 향했다.


"다단, 나 강해질 수 없는 걸까?"


한번 기절 하고 나니 끈질기게 졸라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해왔다.



"뭐, 강해지는 건 어느 선까지는 노력만으로 될 수 있어. 다만 빠르게 강해지거나 인간의 한계를 넘는 강함은 어떤 강력한 동기나 재능이 없고서야 어려운 일이지. 그걸 알고 있는 사카즈키도 너한테 체력단련부터 천천히 하라고 조언한 거고."


"...그런가."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너한테는 정신력 부분에서 재능이 있다. 꼭 육체의 단련만이 답은 아니야. 너의 그 정신력, 내가 확실하게 키워줄게."


"...?!! 다단!!"


자신에게 재능이 있었다는 점이 놀랐던 것일까, 아니면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서 그런 것일까.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은 이안은 토끼눈이 되어 나를 쳐다봤다. 약간은 부담스런 눈빛에 나는 이안에게 빠르게 강해지고 싶은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다시는... 눈 앞에서 가족을 잃고 싶지 않아. 물론 누나는 사카즈키 씨가 지켜주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이 있을 수 있잖아..? 그때를 위해서라도 나는 빠르게 강해질 필요가 있어!"


이안은 부모를 해적에게 살해당한 충격을 조금씩 극복해나가면서 비교적 어릴적에 이미 정신적 성숙을 이뤄내게 된 것 같았다.


"분명 이 세계에는 나 같은 얘들이 많이 있을거야. 그 얘들은 엄마, 아빠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


대견한 이안의 말에 감동을 먹은 나는 입고 있던 정의(正義) 망토를 벗어 이안에게 입혀주었다. 워낙 큰 내 몸집에 이안에게는 이불과도 같은 사이즈가 되었지만 그건 딱히 상관없었다.


"이건 해군 장교로 임관했을 때 받는 정의(正義) 망토다. 넌 이미 너만의 정의(正義)와 신념(信念)을 가졌어! 충분히 가질 자격이 된다."


"!!!"


의외의 선물에 이안은 놀란채 내가 입혀준 정의(正義)망토를 손에 꼭 쥐었다.


"항상 자신의 정의(正義)를 잊지 말고 살아가라!! 잊지 않고 관철해나간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해쳐나갈 수 있다!!"


"응!!"


자신있게 대답하는 이안과 함께 우리는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

어느새 저녁이 되어 수평선 너머로 불그스름한 노을이 비추고 있었다. 줄리아가 저녁을 준비했는지 집에 들어가기 전부터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고, 기대가 된 우리는 헐레벌떡 집안으로 들어갔다. 방금 요리가 끝났는지 줄리아가 요리를 그릇에 담고 있었고, 사카즈키가 앞치마를 두른채 그릇에 담긴 요리를 식탁에 옮기고 있었다.



"어머, 딱 맞춰서 오셨네요. 마침 부르려던 참이었는데. 손 닦고 자리에 앉아주세요."


우리는 빠르게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닦고는 식탁에 착석했다. 식탁에는 가히 진수성찬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많은 음식들이 있었는데, 전부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들 드세요."

"""잘 먹겠습니다."""


나는 젓가락으로 모락모락 김이 나는 흰 쌀밥을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정성이 잔뜩 들어간 밥 같았고, 맛 역시 예상을 배신하지 않았다. 입안을 굴러다니는 밥알의 감칠맛을 음미하며 나는 생선구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살코기를 발라내어 입에 넣어보니 담백한 고기의 맛에 간이 잘되어 있는지 짭조름한 맛이 잘 어울러지면서 아주 맛있었다. 켁켁 대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이안이 자기 머리의 절반만한 닭다리를 들고는 가슴을 두들기고 있었다. 닭다리에 이빨자국과 함께 살이 뜯겨져 있는 걸 보아하니 크게 한입 먹다가 목에 걸린듯했다. 줄리아는 익숙한 듯 부엌에 가서 물을 따라와 이안에게 건네주었다.



"후아~ 살았다."


이제야 한숨 돌렸는지 말을 트는 이안. 줄리아는 휴지를 가지고 와 그런 이안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며 충고했다.


"이안, 누가 뺏어먹지 않으니까. 천천히 먹어요."

"헤헤, 누나가 만든 요리가 맛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래도... 자, 고기만 먹지 말고 이것도 먹어요."


줄리아는 버섯볶음을 들어 이안의 밥그릇에 덜어주었다. 편식하지 말라는 줄리아의 말에도 먹기 싫은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버섯볶음을 피해 밥을 골라먹는 이안에게 나는 조용히 강자는 편식하지 않는다라고 속삭였고, 이에 눈을 꾹 감은채 먹는 이안을 보고 줄리아는 내게 눈짓으로 감사를 표했다.


'맛있기만 하구만.'


조용히 버섯볶음을 먹는 내 시야에 줄리아가 발라준 생선살을 먹고 있는 사카즈키가 포착됐다. 줄리아가 생선구이의 뼈를 발라주어 사카즈키의 밥그릇에 올려놓는 모습이 아직 결혼을 하지도 않았지만 벌써 오래된 부부처럼 보였다.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한 사카즈키와 사카즈키의 그런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 히죽대는 내 눈이 마주쳤다.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하던 사카즈키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목적으로 말을 걸었다.


"크흠! 그러고 보니 이안이 입고 있던 망토 네가 준건가?"

"맞아요! 다단이 나한테 줬어요."


내가 대답할려는 찰나 옆에서 이안이 끼어들었다. 이안은 나와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고, 내가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이야기의 전말을 들은 줄리아는 준장인 내가 신경써서 훈련해준다는 말에 안심을 했고, 사카즈키는 약간 놀란 눈치였다.


"그럼 네가 이안을 훈련시켜준다는 건가?"

"그래. 곧 교체해야 하잖아. 도구라, 마구라 녀석들의 성취도 검사할 때가 됐고. 이안도 같은 또래니까 친하게 지낼 수 있을거야. 당분간 해군본부에서 녀석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해봐야지."


위대한 항로 전반부와 후반부의 해적은 그 강함의 세기가 다른 4개의 바다들(이스트 블루, 웨스트 블루, 사우스 블루, 노스 블루)과는 차원이 다르기에 이를 견제하고 체포하는 해병들은 쉽게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또한 한군데서 계속해서 근무를 하게 되면 그 지역에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도 농후하기에 해군본부는 위대한 항로에 근무하는 해병들을 몇개월 주기로 해군본부로 불러들여 휴식을 취하게 한 후 다시 또다른 지부로 보낸다. 이제 우리도 해군본부로 들어올 시기가 되었는데, 나는 상부에 얘들 좀 가르친다고 하고 몇 개월쯤 머무를 생각이다.



'녀석들도 많이 컸을때니까 '그 방법'을 같이 사용하면..'

"..단!"

'얼마나 강해질 지.. 기대대되는 군.'

"다단!!"


생각에 빠져있어 사카즈키가 부르는 소리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단, 무슨 일 있나?"

"어, 아니야. 아무것도. 왜?"


사카즈키는 식사를 끝냈는지 냅킨으로 입을 쓱 닦고는 자세를 다잡았다.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걸 보니 따로 할 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사카즈키는 입을 열었다.


"다단 준장.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 뭔데..?"


공식석상에서나 계급을 붙여 말하지, 사생활에서는 반말로 나름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한 사카즈키였기에 지금 존칭으로 나를 부르는 것에 좀 긴장을 했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나, 해군본부에서 근무하려고 한다."


"휴~, 깜짝이야! 너도 좀 피로가 쌓였나 보네. 그래! 나도 당분간 해군본부에 있을 예정이니까 너도 같이 있으면 되겠네. 오히려 잘됐네. 줄리아랑 같이 신혼, 좀 더 즐길 수 있을테니까."


각을 잡고 얘기해서 엄청난 것일거라고 착각한 내 생각과 달리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뭐, 결혼생활도 있고, 좀 휴식을 취하고 싶나 보다. 츠루 씨한테 얘기할때 사카즈키 이름도 언질을 주면 되겠지. 그런 안일한 생각은 사카즈키의 잇따른 말에 산산히 부서졌다.


"그런게 아니다."

"..응?"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해군본부에서."

"....?!!! 너!!...진심이냐!!!"


나는 심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사카즈키와 지내면서 녀석의 과거를 알기 때문에라도 이런 결정을 내려 버린 사카즈키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해군본부는 말 그 대로 세계 모든 해군의 중심, 중추의 본거지다. 해군본부는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안심을 준다. 그런 해군본부가 무너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그런 이유에서와 만연에 있을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해군본부에는 항상 일정 이상의 해군들이 거주한다. 이는 교체시즌에 들리는 해병들 뿐만아니라 대해적을 전담하는 해군 삼(三)대장, 중장들도 항시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본디 해군본부에 항시 근무하는 해병은 가프 씨나 츠루 씨 같은 중장들이나 전(前) 해군대장, 제파 선생 같은 해군대장 들이 지키는데 이 때문에 근처에서 순찰을 돌아도 만나는 해적은 극히 드물다. 정신나간 놈이 아니면 해군본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기에 중장 이하 해병들은 사실상 실력이 오르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해군본부에서만 근무하는 중장 이하의 해병들도 적지 않는데 그들의 실력은 그다지 높지 않고 거의 정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좋은 점이라면 해군본부 뒤쪽에 위치한 마린포드 마을에 있는 가족과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과 각별한 사이거나 하는 경우는 해군본부에서 계속 근무하는 경우가 있지만, 부모나 형제를 여의고, 결혼도 하지 않은 해병들 혹은 그저 강해지고 싶은 나와 같은 이들도 많기에 이들은 계속해서 지부를 옮겨다니며 경험을 쌓고 강해지는 코스를 밟는다.


분명 사카즈키는 국가끼리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섬에서 고아로 태어났기에 그저 악(惡)을 제거하고, 강해지는 삶만을 위해 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줄리아와 이안을 만나면서 가족의 따뜻함을 알게 되고, 살얼음 같던 가슴도 뜨겁게 불타오르는 마음에 모두 녹아버렸을 것이다. 아마 이 가족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거겠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임무에 나가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해군본부에서 근무하는 게 이 행복을 지킬 수 있는 거라고 본인딴에는 생각한 모양이었다.

처음에 어지럽던 생각도 슬슬 정리되기 시작했고,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아까운 인재(人材) 하나를 잃는 것이었다. 맷집 하나는 드디어 쓸만하게 됬는데, 많이 아까웠다. 하지만 행복을 찾은 이에게 죽음에 가까운 길을 강요할 수 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갑자기 결정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고민해왔다. 오늘 이안이 말하는 걸 보고 겨우 확신이 들어 말한거다."


복잡해진 내 생각이 표정에 다 드러났는지 사카즈키가 말을 이었다.


"처음으로 찾은 행복이다. 놓치고 싶지 않아. 내가 자리를 비우면 문제가 될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말을 못했었는데, 오늘 이안이 얘기해준 걸로 확신이 들었다."

"..."

"네가 이안을 훈련시켜 준다는 얘기를 듣고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네가 직접 훈련시켜 준다면 이안이 강해지는 건 시간문제겠지. 네 두 동생들(도구라, 마구라)이나, 네 동생들이 편지에서 말한 실력 있는 해군본부사관학교 후배도 있고... 내 자리는 금방 대체될 수 있을 거다."


이미 굳게 마음먹었는지 한점 흔들림 없는 눈빛의 사카즈키를 보며 나는 차마 안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



"하아~, 그래. 여기서 안된다고 하면 내가 죽일놈이지."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결국 허락해줄 밖에 없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됐는지 사카즈키는 아마 내게 직속 상관으로서는 마지막으로 하게 될 경례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다단 준장! 정의(正義)!!!"


사카즈키는 마치 해군사관학교 졸업 때처럼 힘이 팍 들어간 경례를 내게 올렸다. 그런 모습에 나는 씩 웃으며 같이 맞경례를 해줬다.


"정의(正義)!!!"


밥을 다 먹은 우리는 줄리아씨네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G-1 지부로 향했고, 나는 G-1 지부를 거쳐 먼저 해군본부로 돌아갔다. 분명 내일 이삿짐을 옮기는 날이었으니 사카즈키는 내일부터 좀 바빠질 것이다. 해군본부에 돌아간 나는 먼저 대참모가 된 츠루 씨를 찾아가 사정을 알렸다. 츠루 씨는 내가 다른 이들을 좀 가르쳐 보고 싶다는 말에 반색하면서도 사카즈키가 계속 해군본부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말에 아쉬움을 많이 들어냈지만, 굳은 결심을 말해주니 어쩔 수 없이 승낙해주었다. 제파 선생은 해적에게 온 가족이 살해당했기에 오히려 이런 사카즈키의 결정을 지지해줬다.


"사카즈키는 생도 시절 많이 위태로워 보였다. 죽음으로 찾아가는 것처럼 자신을 몰아붙였지. 오히려 지금 상황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생기면 가족보다 중요한 건 없게 되지. 부디 나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고 곁에서 잘 지켜주라고 전해줘라."


제파 선생의 진심어린 조언을 전해주면 사카즈키는 분명 감사인사를 보내겠지. 드래곤과 볼사리노 같은 경우도 슬슬 돌아올 시기니까 며칠 안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놀라겠지. 나는 이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사카즈키의 얼굴을 떠올려 보였다. 분명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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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노벨피아와 조아라에서 동시 연재하고 있습니다.

연재를 따라잡기 위해 12:00 에 한번, 24:00 에 한 번 올라옵니다. 

따라잡으면 노벨피아와 조아라보다 한 시간 일찍인 24:00에 올라옵니다.

 

【노벨피아 연재 / 매일 01:00】

https://novelpia.com/novel/17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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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연재 / 매일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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